안녕하십니까. 지디플란트치과 박성재입니다.

건강검진 삼아 찍은 파노라마 사진에서, 맨 안쪽에 옆으로 누운 치아를 처음 보시는 분들이 있습니다. 아픈 데도 없었는데 숙제가 하나 생긴 기분이 드시죠.
그 자리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이 "이거 지금 빼야 하나요?"입니다. (사진을 띄워 드리면 열에 아홉은 "이게 제 입이에요?"부터 하시고요.)
매복은 사랑니가 올라올 자리를 찾지 못한 채 잇몸이나 턱뼈 속에 갇혀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. 턱 안쪽 공간이 모자라거나, 앞 치아에 걸려 방향을 틀면서 이렇게 되는 경우가 많고요. 겉으로는 흔적이 거의 없으니, 사진을 찍기 전까지 모르고 지내시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습니다.

증상 없는 매복 사랑니, 그대로 두면 뼈가 점점 나빠지나요?
2년이 채 안 되는 기간 안에서는 뚜렷하게 나빠지지 않았다는 관찰이 있습니다.
아무 증상 없이 묻혀 있던 사랑니를 그대로 둔 51명을, 처음 찍은 사진과 평균 606일 뒤 사진으로 나란히 비교한 연구인데요. 치아 목과 뼈 꼭대기, 뼈가 내려앉은 바닥에 기준점을 찍고 그 사이 거리와 기울기를 두 시점에서 똑같이 쟀더니, 의미 있는 차이가 나오지 않았습니다.
사랑니가 앞으로 기울었든, 곧게 섰든, 옆으로 완전히 드러누웠든 결과는 비슷했고요. 묻혀 있다는 사실 하나로 당장 발치를 정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.
다만 이 연구가 다룬 기간과 인원에는 한계가 있어서, 훨씬 오래 두었을 때까지 같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.

그럼 발치 여부는 어디를 보고 정하나요?
사랑니보다 그 앞의 큰어금니를 먼저 봅니다.
사랑니가 앞쪽으로 비스듬히 누우면 앞 어금니 뒷면에 몸을 기대는 꼴이 됩니다. 둘 사이에 칫솔모가 닿지 않는 좁은 골이 생기고, 음식물이 끼어도 빼낼 방법이 마땅치 않죠.
치과 파노라마 영상 2천 장을 모아 분석한 연구가 있습니다. 거기서 찾은 묻힌 사랑니 686개 중 사랑니 쪽에 충치가 생긴 건 24개였고, 바로 앞 어금니 뒷면 충치는 102개에 달했습니다. 정작 탈이 나는 쪽이 사랑니가 아니라 옆 치아였던 셈이죠.

이 골짜기는 거울을 비춰 봐도 안 보이고, 충치가 막 시작될 무렵엔 시린 느낌도 거의 없습니다. 사진으로 확인하는 수밖에 없는 자리고요.
앞 어금니 뒷면 충치가 깊어지면, 사랑니를 뺀 뒤에도 그 어금니는 따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. 사랑니 하나를 보러 왔다가 어금니 치료 계획까지 같이 세우게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.
빼기 전에 함께 확인하는 것은 무엇인가요?
아래 세 가지를 한 화면에 같이 놓고 봅니다.
- 앞 어금니 뒷면에 충치나 뼈가 꺼진 곳이 있는지
- 사랑니가 앞 어금니와 어떤 각도로 맞닿아 있는지
- 뼈 속 어느 깊이까지 들어가 있고, 아래쪽 신경관과는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

세 번째는 평면 사진만으로 거리를 가늠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서, 3D CT로 단면을 나눠 확인하기도 합니다.

당장 빼지 않기로 했다면 무엇을 챙겨야 하나요?
정기검진 때마다 사진으로 앞 어금니 뒷면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부터입니다.
자~ 혀끝으로 맨 안쪽 어금니 뒤를 한번 훑어 보시죠. 잇몸이 볼록 솟아 있거나 치아 끝이 살짝 걸린다면, 그 아래에 사랑니가 누워 있을 수 있습니다.
그 주변 잇몸이 붓거나, 음식물이 자꾸 끼어 냄새가 나거나, 앞 어금니가 시리기 시작했다면 그때는 발치를 다시 의논해 보셨으면 합니다.
확인 간격은 평소 정기검진 주기에 맞추시면 되고, 그 사이에 위 같은 변화가 생기면 검진일을 기다리지 말고 먼저 들러 주세요. 사진 한 장을 이전 것과 겹쳐 보는 데는 길어야 몇 분이면 충분하니까요.

아프지 않은 사랑니라면, 빼느냐 마느냐를 정하기 전에 옆 치아가 무사한지부터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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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디플란트치과 박성재였습니다.
※ 치료 가능 여부와 기간, 경과는 개인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. 정확한 내용은 의료진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.